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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의 성능평가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7

GoodMorningLonDon | 기사입력 2015/02/26 [12:28]

조흥은행의 성능평가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7

GoodMorningLonDon | 입력 : 2015/02/26 [12:28]

“사장님 잘 다녀오겠습니다.”

요며칠 밤샘 작업으로 조흥은행의 BMT(성능평가시험)를 준비했던 직원들이 결연한 의지로 전세계 최대 시장을 점유한 파일넷(FileNet)과의 한판승을 기대하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조흥은행 전산실로 출발했다. 

 

조흥은행은 PI(Process Innovation) System 제품도입을 위해 자신들의 금융전산망 시스템에 서 발생되는 실제 데이터를 이용해서 성능평가를 하길 원했다. 성능평가 후 점수는 공개치 않는다고 했지만 IT업계는 입소문이 워낙 빠르고 더군다나 IT업계 에서 주목하고 있는 BMT라서 나 역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엑스톰은 당시 최신의 선진 기술과 고성능 효율을 자랑하며 은행의 단위별 업무에 적용되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시기였지만 대규모 도입을 위한 사전 성능평가라서 신경이 곤두 설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OO은행에서의 성능평가 결과에 대하여 조작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상태였고 뿐만 아니라 경쟁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전 세계 최고의 업체였기에 만약 우리 직원들이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그 동안의 피나는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전 금융권이 사무자동화를 위해서 종이 형태의 서류를 전자이미지 파일로 구축하여 업무혁신을 이루려는 시기였는데 내가 준비한 엑스톰은 핵심 솔루션이었다.

 

나는 직원들이 조흥은행 전산실로 출발하고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사무실에서 그동안 엑스톰 제품 개발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바쳐서 이리 뛰고 저리 뛴 일들을 회상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품개발비 마련을 위해 여기저기를 헐레벌떡 쫒아 다니던 생각과 함께 너무 앞서가는 무모한 사업을 준비한다며 비웃던 사람들의 얼굴 또한 떠올랐다.

 

그렇게 만감이 교차는 시간을 가지던 중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사장님, BMT 시작되었고 안정적으로 데이터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나는 오늘 성능평가 시험은 잘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사실, 성능평가 시험은 내가 먼저 조흥은행 측에 제안을 하였다.

 

국내에서 벤처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여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최고 수준의 상대와 한판승을 하는 것이 위험스럽고 힘들긴 하지만 꼭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파일넷(FileNet) 측은 엑스톰의 기술과 성능이 우월하다는 사실을 엑스톰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통해서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성능평가 시험에 대하여 아주 곤란 한듯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으로 지루한 시간이 흐르던 중 직원으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다시 들어왔다.

“사장님, 엑스톰은 작업을 끝냈는데 FileNet은 아직 멀었다고 합니다.”

순간, 나는 엑스톰 제품을 이용해서 ‘비정형데이터’를 처리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전략이 처음 사업을 준비했던 그 모습대로 순항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일반적으로 어느 제품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시스템 도입이 가장 까다롭고 보수적인 은행을 상대로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면 다른 산업 분야는 공략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세계 최고 업체와의 성능평가 시험결과를 무기로 선점하면 완벽함 그 자체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만큼 매일같이 대량의 데이터가 발생되고 온라인 리얼타임으로 처리하는 곳이 없기에 은행에서 검증된 제품은 IT 전 분야에서도 인정을 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비즈니스 청사진을 그리고 있던 중에 성능평가 시험에 참가했던 직원들이 자신감에 넘치는 얼굴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장님, 조흥은행 실무자들이 엑스톰 성능 끝내준다고 은행에서 사용하기에 최고의 제품이라면서 좋은 제품 만들어주셔서 고맙다고 꼭 전해달랍니다.”

“파일넷(FileNet) 제품은 그냥 공짜로 준다고 해도 싫답니다. 아마 지금도 성능평가 시험이 끝나지 않았을 것입니다.”했다. 순간 나는 그 동안에 쌓였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순식간에 풀리는 듯 기분이 들었다.

 

사실, 성능평가 시험 전에 조흥은행 전산실 책임자 한 분이 나에게 걱정스러운 듯 이렇게 말씀했다. 

“조 사장님 정말 자신 있으세요? 만에 하나 이번 성능평가 시험이 자칫 잘못되면 돌이킬 방법이 없습니다. 저희 실무진이 엑스톰 제품을 검토해 봤는데요, 눈으로 봐도 앞선 기술력이 보인답니다. 그리고 엑스톰은 이미 여러 은행에서 사용되고 있어서 안정적인 성능을 검증받고 있는데 굳이 성능평가 시험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한국 벤처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제품과의 한판승부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정당당하게 앞선 기술과 제품 성능으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 라고 했다. 그러자 그 역시 제품 도입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렇게 엑스톰 제품은 조흥은행 전산실 직원들의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계약할 수 있었는데 450명 동시 사용자 기준으로 28억 8천 이라는 좋은 가격으로 계약되었다. 당시 외국산과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가격이었다. 사실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 었지만 정직하고 공정한 성능평가를 해주신 고마운 점과 전산예산의 부족을 호소해서 흔쾌히 할인해 드렸다.

 

조흥은행에서의 성능평가 시험결과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IT 업계 전 분야에 소문이 자자하게 퍼져나갔다. 엑스톰 제품을 미리 도입하여 사용하던 다른 은행의 전산실 책임자 분들 역시 엑스톰 사기를 잘했다고 칭찬 또한 대단했었다. 고가의 시스템을 잘못 도입하면 여간 난감하지 않았기 때문 이다. 

 

그렇게 내가 준비한 엑스톰은 시장 진입이 가장 까다롭고 힘든 금융권에서 맘껏 나래를 펼칠  교두보를 선점하게 되었다. 그리고 IT 전문분야에 미래가 담보된 사업을 펼쳐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 날 퇴근 후 성능평가 시험 준비로 고생했던 직원들과 함께 삼겹 살에 소주한잔 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꿀맛 같기만 했다. 직원들의 사기는 어느 덧 하늘과 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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