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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울리는 고객과 정부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6

GoodMorningLonDon | 기사입력 2015/01/10 [21:27]

중소기업을 울리는 고객과 정부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6

GoodMorningLonDon | 입력 : 2015/01/10 [21:27]


중소기업 울리는 고객과 정부


국민은행의 성공적인 Field Test 후 입소문이 나서 그런지 금융권의 엑스톰 반응은 가히 폭발 적 이었다. 대형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는 금융권의 검증은 다른 산업부분에서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국산 제품에 비해 탁월한 성능과 기능이 검증되었기에 이제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직원들 역시 제품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은 대단했다. 그렇게 우리 얼라이언스 시스템호는 더 넓은 미지의 세계로 힘찬 항해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상식이하의 부조리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 나라에서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2003년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무렵, ○○은행은 400억 원 규모의 예산으로 업무혁 신 프로젝트(PI: Process Innovation: 프로세스 혁신)를 공고했다. 어느 은행이나 마찬가지 이지만 최적의 시스템 구축을 위해 그들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들어갔다. A 업체는 파일넷 솔루션, 삼성SDS LG CNS는 우리 회사의 엑스톰으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은행은 사업자 선정 이전에 핵심이 되는비정형데이터제품에 대한 검증을 위해 자체적인  BMT(Bench Marking Test: 성능 평가시험)를 실시했다. 그 당시 엑스톰과 파일넷은 금융권을 대상으로 비공개 BMT를 몇 차례 실시하면서 어느 제품이 우수한지 충분히 검증된 상태였다.


해당 은행의 BMT는 썬마이크로 시스템의 서버실에서 진행되었는데 은행의 이미지데이터 50 만건 처리를 기준으로 엑스톰은 파일넷에 비해서 약 2.5배의 빠른 성능을 실현했다. 그런데 두 제품 모두 성능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보고됐고 해당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로 A 업체의 파일넷 제품이 채택되고 말았다.
PI프로젝트는 업무 성격상 각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미지데이터를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빠르게 전송하고 최단시간 내에 저장해야 하는 기능이 절대적이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단계부터 이미지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소프트웨어 제품성능은 사업자 선정에 중요한 변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제품을 공급하는 입장에서는 BMT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나는 BMT 가 실시되고 있는 중간 중간에 아는 지인을 통해서 극비리에 연락을 받았다. 아무런 문제없이 BNT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그런데 놀랍게도 BMT 결과는 파일넷 제품에 비해서 성능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된 것이다.


이외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은 여러 가지였다. ○○은행은 처음에 공고했던 제안요청서 일반요건이 어느 특정업체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것이다. 그리고 BMT를 하는 동안 공정한 경쟁 을 위해서 파일넷과 우리가 배석하여 서로를 감시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은행 측은 이를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납득할 수 없는 BMT 결과를 열람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비공개를 전제로 실시했다는 핑계로 우리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 당시 실시한 BMT의 경우 천만 원 가까이 비용이 들었는데 은행의 내부참조용으로만  BMT를 실시했다는 것은 더 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해당은행 관계자는 성능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하다가 우리가 불공정 문제를 거론하자 파일넷이 엑스톰의 반값으로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면서 성능평가 문제를 가격문제로 쟁점을 흐리기도 했다.


나는 여러 고민 끝에  ○○은행에 자체 감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그들의 막무가내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그 당시 엑스톰 제품으로 제안했던 삼성SDS 측도 상식이하의 결과에이런 불 공정거래가 어디 있냐며 펄펄 뛰었다. 그러면서 삼성SDS는 공부를 잘하고도 시험에 떨어진 나에게 다양한 민원을 내라며 종용했다. 대형 고객을 상대로 자신들이 나서서 민원을 내기는 껄끄러우니 대신 내가부패방지위원회에 민원을 냈으면 좋겠다며 종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면 나를 한껏 부추겼다. 그리고 삼성SDS는 언론에 까발려 주는 게 가장 효과적 이라면서 홍보팀장까지 소개해 주었다. 그 홍보팀장은 오마이뉴스 등 자신이 알고 있는 기자들을 소개해주면서 언론에 흘리라고 했지만 이 모든 노력은 결국 물 거품이 되고 말았다.


나는 핵심제품의 선정에서 탈락되었다는 사실보다는 신용의 상징인 은행이 성적표를 조작했다 는 사실에 더 분통이 터졌다. 신용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은행이니 말이다. 그 당시 시스템 도입과 관련된 부서의 어느 책임자는 자신들의 몰상식한 처세에 실망한 나머지만약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들어온다면 있는 그대로 다 진술하겠다.”라고도 할 정도였다. 전산실 실무를 책임지는 양심에서는 최고의 제품을 공정한 방법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은행은 실무진들의 항의와 반발 속에서도 문제를 덮기 바빴다.

<2003 <아이뉴스24> <오마이뉴스>에서 집중 보도함>


그런데 지금에 와서 당시 삼성SDS의 처세를 생각해 보면 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은행의 몰상식한 처세를 두고 불공정거래라고 펄펄 뛰던 그들은 나에게 더 잔혹한 불공정거래를 해댔으니 말이다. 아무 힘도 없는 중소기업을 도탄에 빠지고 하고 철저히 밟아서 재기조차도 힘들게 하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삼성SDS ○○은행의 불공정거래에 분노하면서도 자신들은 전면에 나서기를 꺼렸다. 대형고객이기에 더럽지만 장사는 해야겠고 억울함과 부당함에 대해선 내가 총알이 되어주길 종용했다. 결국, 이들의 이율배반적인 교활함과 악연으로 얼라이언스시스템호는 침몰이 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 한 번은 2004년 산업자원부에 제품개발비 마련을 위해서 정책자금을 신청하면서 경험한 일이다미국 경쟁사에 비해 빠른 처리 속도와 차별화된 기능으로 엑스톰에 대한 IT 업계의 관심은 대 단하긴 했지만 이제 겨우 시장에 진입한 단계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좀 더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해야 했고 원래 내가 가고자 했던 방향으 로 항해를 하려면 좀 더 많은 개발비가 지속적으로 필요했다. 그래서 정부에서 벤처기업에게 지원하는 정책자금을 신청하게 되었는데 황당하게도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되고 말았 다.
기가 막힌 현실이었다. 엑스톰 성능보다 뒤 떨어지는 경쟁사 대부분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였고 그들은 매년 엄청난 사업실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나라 최대의 금융전산망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대형은행에서 철저한 성능평가 후 엑스톰 제품을 선정했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업성이 없다고 하니 도대체 이 나라 벤처기업은 무슨 제품을 만들어야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지 한동안 슬 럼프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세상은 정직하게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겠다는 절망감과 함께 또 다른 벽이 있음을 통감하면서 자책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다 서로 상의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벤처기업 사장 한분이 우리 사무실 근처를 지나다 커피나 한잔하자며 방문했다.
조 사장,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지? 무슨 일이 있어?” 했다.
. 사실은 산자부에 정책자금을 신청했는데 탈락 되었어.” 했다. 그러자 그는,
조 사장, 혹시 정책자금 신청하면서 컨설팅 같은 거 안 받았어?”
그의 뜬금없는 말에 나는무슨 컨설팅을 받는거야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정책자금을 제대로 타먹으려면 컨설팅 업체를 꼭 끼고 해야지. 그냥 하면 어떡해? 다들 더러 워도 컨설팅 업체를 꼭 끼고 타먹는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나는 정부의 정책자금을 신청하는데 있어서 부조리에 찌들은 컨설팅까지 받아야 한다는 이 나 라의 현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말하는 컨설팅 회사라는 것은 일종의 브로커 같은 역할을 하는 페이퍼 컴퍼니였다. 즉 정책자금을 신청하는 벤처기업들에게 정책자금 신청에 관한 제안서 작성도 대신해주고 선정이 되면 5~10% 정도의 커미션을 챙긴다는 것이다. 또 이들 대부분은 대학 교수로 구성되어 있는 데 자신들이 정책자금 심사위원으로 참석도 해서 커미션이 높은 벤처기업들부터 챙긴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알몸으로 들어간 나는 찬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치였다.


나는 실제로 그런 업체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더니 다들 성업 중이라고 했다. 참으로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나처럼 기술의 깊이를 파겠다며 목숨 걸고 사업하는 벤처기업 사장에게 정부의 정책자금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셈이다. 정부의 정책자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조성하는데 이런 행태라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벤처기업과 부패한 교수들만 배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정부자금은 눈먼 돈, 못 받으면 바보.”라고들 했다. 아직도 이런 컨설팅 회사들이 암암리에 성업하고 있다고 하니 도대체 이 나라 산업정책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하여, 삼성SDS를 검찰에 고소 후 공방할 당시 설립한·중소기업상생협회회장으로서 국회토론회에 나갔을 때 목이 터져라 성토를 하기도 했다. 정말이지, 이 나라 에는 무늬만 벤처기업일 뿐 많은 벤처들이 사업성이나 경쟁력이 없으면서도 마치 대단한 제품을 만들어서 고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포장하여 일반 서민의 콩나물 값을 아낀 호주머니를 터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동안 이런 문제를 보도했던 뉴스가 한 두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왕 쓴 소리를 하는 김에 한 마디 더한다면, 앞서서 강조했지만 기술의 원천이 되는 핵심기술 산업을 집중적으로 양성하고 지원해야 이 나라 경제가 살 길이라고 단언한다. 원천기술 산업의 부재는 허구한 날 비싼 달러를 퍼주고도 사람대접도 받지 못한 채 그들의 기술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몇몇 업체가 게임시장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싶다.


대한민국이 IT 최강국 이라며 연일 정부와 언론이 호도를 하고 있지만 지금 이 나라에는 경쟁 력 있는 운영체제나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미들웨어조차도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는 실정이다. , 핵심기술은 눈 씻고 찾아봐도 전무한 현실인 것이다. 현실이 이 지경임에도 아직도 원천 기술이나 핵심요소 기술에 대한 투자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그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돈벌이 하는 것에만 매몰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렇게 나는 우리 사회 곳곳에 부조리가 뿌리 깊게 만연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대한민국 사방팔방이 온통 부조리하고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환경인데도 벤처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는것은 아마도 모세가 바다를 가르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가끔씩 이 나라에는 모세의 기적 같은 벤처기업이 탄생하게 되는데 그러면 이번에는 재벌대기업이 이들을 날로 벗겨먹는다. 탈세와 불법경영권 승계에 불법 비자금 조성 그리고 횡령에 절은 이들이 이 나라 미래의 주역이 될 유망 벤처기업을 날로 벗겨 먹는데도 사법부와 검찰은 고개를 돌린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벤처기업의 공동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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