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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S, 대열차강도 주역인가 조역인가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9

GoodMorningLonDon | 기사입력 2015/06/02 [12:28]

삼성 SDS, 대열차강도 주역인가 조역인가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9

GoodMorningLonDon | 입력 : 2015/06/02 [12:28]

우리은행(구 한빛은행)은 2002년 4월 20일 이미징/워크플로우 시스템 입찰이전부터 엑스톰 제품을 사용하는 기존고객이었다. 그들은 한빛은행 시절부터 자기앞 수표와 신용카드 그리고 기업 및 가계여신 등 여러 은행 업무에 엑스톰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엑스톰 제품을 이용하면서 은행 업무의 사무자동화 업무가 개선되자 대규모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계획했다. 당시에는 정부의 주도로 2002년 초 부터 금융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경남은행 등 몇 개 소규모 은행이 한빛은행으로 통합된 후 우리은행으로의 명칭이 변경되는 시기였다. 

 

그러자 지점 수와 임직원수가 대폭 늘어나게 되었고 페이퍼리스를 통한 전산업무 개선이 시급해졌다. 뿐만 아니라 사무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서 다른 대형은행과의 경쟁력을 키우기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던 시기였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2002년 3월 우리은행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이미지/워크플로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최저가 방식의 입찰을 공지했다. 당시 우리은행에서는 사무자동화로 업무혁신을 실현하는 시스템을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이라고 명명했다. 

 

이러한 프로젝 트에서 엑스톰은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이었으며 입찰시 주요 품목이 되었다. 나는 당시 내가 구상했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은행 환경을 지켜보면서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고객을 리드하는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당시 엑스톰은 국내 대형은행들이 자신들의 시범사업을 위해 앞 다투어 도입한 제품으로서 이미 성능과 기능이 검증된 상태였기에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은 엑스톰 제품으로 우리은행 입찰에 참여하고 싶다며 사무실로 찾아 왔다. 그들은 엑스톰 제품을 최종 사용자에게 판매를 할 나의 비즈니스 파트너 입장이었기에 깍듯하게 예우했다. 

 

우리는 핵심이 되는 제품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그들이 나서서 최종사용자인 고객에게 대량으로 팔아주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관계였다. 우리 같은 작은 조직의 벤처기업 스스로가 최종사용자인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 니면서 영업을 하기 에는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정말 이 사업이 제대로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그 동안의 제품개발 과정에 있었던 온갖 고단함을 한 순간에 씻고 희망에 부풀었다. 내 눈앞에는 그야말로 고속도로 같은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은행의 사업자 선정방식은 최저가 입찰을 통한 방식이었는데 삼성SDS, LG CNS, 한국 IBM, 현대정보기술만이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해 우선대상 업체로 선정되어 최종 입찰에 참가 할 자격을 따냈다. 엑스톰 제품을 제안한 업체는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이었다. 한국 IBM은 자체 제품을 제안했고 LG CNS는 미국의 파일넷(FileNet) 제품을 제안했다.

 

이 세상 모든 소프트웨어 제품들은 사용자 수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예를 들자면, 10명, 100명, 300명, 500명, 1,000명과 같이 사용자 수에 따라 가격을 정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노래가 담긴 CD를 살 때 한 개 가격과 10개의 가격이 다르듯, 당시 우리은행은 본점을 포함해 서 800여 개가 넘는 지점에서 임직원 12,000명이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하는 ‘언리미티드 (unlimited) 사용자조건’을 입찰조건으로 제시했다. 

 

그 당시 우리는 은행의 입찰조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우리가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은행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도 초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300명 또는 500명 사용자 조건으로 구매해서 업무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필요한 만큼 증설을 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처음에는 ‘언리미티드 사용자조건’의 가격을 요청했다. 우리은행의 지점과 임직원 12,000명 수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요청이었다. 그런데 곧바로 ‘언리미티드 사용자조건’ 견적 이외에 ‘500명 사용자조건’과 ‘300명 사용자조건’의 견적을 요청했다. 때마침 현대정보기술도 같은 내용의 가격을 요청했다. 그래서 나는 구매담당자가 BPR 프로젝트의 낙찰 예정가격을 산출하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가격정보를 요청하는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다가 삼성SDS는 우리은행의 입찰조건이 ‘300명 사용자조건’이라고 했다. 즉, 은행이 전 지점으로 업무를 확대 하기 전에 시범구축을 통해서 검증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결국 삼성SDS는 ‘300명 사용자조건’으로 납품가격 후려치기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적정가격은 28억원 이었다. 그러자 삼성SDS 측은 국내 은행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니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 제품을 제조하는 우리 입장에서 그들의 전략적 대응의 요청은 의미가 없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은행에 좋은 가격으로 엑스톰을 공급하고 기술지원만 잘하면 될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입찰은 삼성SDS 같은 시스템 통합업체들이 하는 것이다. 삼성SDS는 지겹도록 가격을 깎으려 했다. 다른 경쟁사들 보다 유리한 가격을 확보해야 은행의 최저가 입찰에서 유리해 지기 때문이다. 그들과의 가격협상은 밤을 넘겨 4월 20일 입찰 당일 오전 6시까지 계속됐다. 최종적으로 ‘300명 사용자조건’의 가격은 12억 3,400만 원까지 내려갔다. 이 금액은 적정가격의 반도 안 되는 형편없는 가격이었다.

 

물론, 나는 아무런 조건도 없이 파격적인 금액을 제안하지 않았다. 삼성SDS가 삼성그룹 계열사에 향후 엑스톰을 30억 원어치 팔아주는 조건이었다. 우리들의 능력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에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우리 같은 벤처기업이 재벌대기업을 상대로 직접적인 판매는 여의치 않았다. 이 나라 대부분의 제조업 시장을 재벌대기업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제품 출시 후 성능과 기능이 검증된 작은 벤처기업이 재벌대기업의 협력 없이 대규모 형태의 제조 분야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삼성SDS를 통해서 삼성전자와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에 엑스톰 제품을 판매하길 바란 것이다. 

당시 삼성그룹의 계열사는 67개사 이었는데 제품 판매금액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해서 제안한 것이다.

 

그러던 중 삼성SDS는 우리은행 BPR프로젝트 입찰을 따냈다. 그런데 입찰에 낙찰되자마자 삼성SDS는 돌변하기 시작했다. 입찰이 끝나자 삼성SDS는 일방적으로 납품가격을 12억3,400만 원에서 10억 4,500만 원으로 내리라고 강요했다. 그것도 부가가치세 포함에 향후 5년 동안  A/S를 공짜로 해달라는 것이다. 은행업무 특성상 5년 내내 수시로 기술지원 인력을 파견해야만 했었기에 이문이 없거나 뭐라도 삐걱하면 손실이 크게 날 수 있었다. 세상에 적정가격인 28억 원이 12억 3,400만 원으로 깎이더니 10억 4,500만 원으로 또 깎고 마지막에는 그냥 달라는 것은 날강도 수준이었다.

 

나는 엑스톰을 개발하는데 약 70억 원을 쏟아 부었다. 그것도 대부분 빚을 내서 말이다. 미국 출장 시 제품 컨설팅 전문가에게 엑스톰의 개발비로 70억 원(7백만 달러)이 소요되었다는 말을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와우 도저히 믿겨지질 않습니다. 당신에게 큰 행운이 찾아갔군요. 그 정도의 제품은 아마도 500만불 이상은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했다. 

CD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무형의 소프트웨어이지만 수많은 전문 기술 인력과 비용 그리고 잠시도 쉬지 않고 집중하는 노력과 시간이 절대적이다. 뿐만 아니라 고위험을 부담해야 가능한 일이다. 사실, 삼성SDS의 강요는 칼만 안들었을 뿐 그냥 내 놓으라는 것이었다. 

 

사업실적과 신규 사업에 대한 구축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삼성SDS의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추진된 대규모 BPR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수주하고 싶었을 것이다.  삼성SDS는 경쟁업체였던 LG CNS나 현대정보기술, IBM을 쉽게 탈락시키기 위한 입찰금액은 차 순위 업체가 제시한 입찰금액보다 50억 원이나 차이가 났다고 한다. 당시 IT업계에서는 삼성SDS가 미쳤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 형편없는 가격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상당한 출혈을 하게 마련인데 결국 최저가 입찰에서 금액비중이 높은 우리 제품의 가격을 후려쳐야만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이 땅에 수많은 중소기업이 재벌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피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입찰 후에도 가격을 깎는다는 것은 몰상식한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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