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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아카데미상 지역잔치에서 세계 잔치로,

한국 영화의 오스카 감독상 수상을 보며 스치는 단상...

박필립 | 기사입력 2020/02/10 [20:16]

오스카 아카데미상 지역잔치에서 세계 잔치로,

한국 영화의 오스카 감독상 수상을 보며 스치는 단상...

박필립 | 입력 : 2020/02/10 [20:16]

세계 영화, 새 시대를 열다.

 

▲    BBC

 

89년인가 90년도에 신문사 말아먹고 술에 절어 심야 라이더(삼례에서 전주간 외곽도로가 막 생겼을 때, 한적한 신도로를 야간에 라이트 끄고 달리던)를 즐기고 있을 때, 당시 무주 스키장을 개발하여 돈깨나 벌던, 이제는 먼 나라로 올라간 큰 형님 왈

"이제 뭐할래?"

"나 신문사 차렸을 때 소 닭 보듯 하더니..." 나 왈

"어린놈이 처음 사업 시작해서 성공하면 세상 우습게 안다. 네가 해보고 싶다던 영화 수입업 추진해 봐라. 회사에서 영화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노친네한테는 비밀로 하고...엄마 알면 또 걱정하신다." 하며 봉투 를 한장 건네줬다. 내가 예상했던 금액보다 따블이 적힌 종이였다.

 

촌에서 자갈논 팔아 상경한 호구 한 명 떴다는 소문이 충무로에 깔리고...빵떡 모자를 쓴 영감들과 담배 자욱한 다방을 전전하다가 큼지막한 체구의 노인을 만났다.

"이봐, 젊은 친구. 우리는 왜정 때 영사기 돌렸던 사람들이야. 제대로 영화를 배우기에는 우리 배움이 짧아. 미국으로 가라고..."

 

친구와 함께 미국행 비자를 신청했더니 친구는 거부되고 나 혼자 미국행...첫날 시차 적응에 잠을 못 자고 뒤척이다가 티비에서 방영되던 영화를 보다가 한방 되게 얻어터졌다.

그때 본 영화가 하필이면'이지라이더 Easy Rider' 였다.  김지미처럼 영화수입 하여, 당시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영화를 수입하여 일주일 만에 본전 뽑았다는, 20년 전 영화도 이해하지 못하는 놈이 영화 이론서 몇 권 읽고 뭘 하겠다고...영화 수입하겠다는 생각을 집어칠 수 밖에 없었다.

 

[1969년 미국에서 발표된 EASY RIDER가 그로부터 30년 후인 1999년 한국에서도 개봉됐으나 ‘고래사냥’ 방식의 영화에 익숙해 있던 한국 관객들이 소화해내기는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적과의 대치 상황에서 적과 다른 이념무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생존수단이다. 반세기 넘게 남북이 적이 되어 총구를 겨누고 있는 현실 앞에서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한다.’를 모토로 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는 적의 이념까지 존중해줘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다.]

 

1895년 루미에르 형제가 <<열차의 도착>>이라는 50초짜리 무성영화를 처음 발표한 후, 1910년 톨스토이는 이 '<영화>라는 것이 미래 예술을 지배할 것'이라 언급했다. (대가들은 미래를 볼줄 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후 1926년 '아리랑'이라는 영화가 한국에서 처음 상영됐다. 비록 식민지 시절이라 하더라도 영화 초창기 시절에 문화민족의 기상을 발현하기 충분했다.

 

영화학도면 필수라 할 수 있는 몽타쥬 기법의 시초인 '전함 포템킨(1926년)'을 1994년에 가서야 상영 허가를 내준 나라, 1936년 찰리 체플린의 <<모던타임즈>>를 1988년에야 상영했던 곳, 세계 100대 영화에 뽑힌 '이지라이더'를 30년 만에야 볼 수 있었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오스카 감독상'과 각본상,작품상,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을 휩쓴 2020년이 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는 세계 영화사의 새 시대를 연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식민지 시대에 심겨진 자문화에 대한 자격지심이 뿌리박힌 기성세대가 아직도 팔팔한 나라에서...그런데 나운규의 <<아리랑>> 필름은 보관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이라는 한 국가의 잔치판으로 불리웠던 '오스카 아카데미 영화상'을 전세계 영화상으로 승격시킨 봉준호 감독과 출연진,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문화를 세계만방에 떨칠 수 있도록 그 씨앗을 오래전에 뿌려준 '춘사 나운규'선생(1902-1937)께 감사들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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