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금 횡령과 관련하여 대책위원회 위원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에 발표된 2차 제안을 중심으로 저의 의견을 개진할까 합니다.
2차 제안은 1차 제안과 달리 발표 날짜도 기재되지 않은 채 공고되었습니다. 한인 교육기금 횡령 사건을 맡고있는 대책위가 공공 문서 작성 기초도 없음이 유감스럽습니다. 실수로 빠졌다면 3차 발표 때 날짜를 기재바랍니다. 기록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그 날짜가 중요합니다. '교육기금 대책위원회'라는 이름만 있고 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 위원들의 성함이 빠져 있습니다. 이 또한 공문서 작성 기초조차 무시한 것이지요. 설마 교육 기금 대책위원회에 참가하여 수고하는 것을 숨겨야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공고 서두에 '단 한 건의 의견도 접수되지 않았다.' 또한 '횡령사고는 이 모 씨 당사자의 부도덕함과 파렴치함, 교육기금 이사진들의 관리감독 소홀, 저희 대책위를 포함한 재영동포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4만여 명의 재영한인들은 공동체의 살림에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사람들로 매도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절대다수는 귀 대책위원회에서 발표한 '재영동포들의 무관심'이 동포사회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단체들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단 한 건의 의견'도 없었다고 봅니다.
그러한 무관심을 불러온 것은 지금까지 영국 한인사회에서 단체를 대표한다는 인사들이 벌여온 추태들에 있다는 것을 귀 위원회 위원분들이 더 잘 알것입니다.
3월 말에 발표된 2차 제안 1번 사항입니다.
1. 현재 3자 회계 감사 기관에서 지난 5년간 모든 은행자료 및 회의록 등을 수집, 검토, 조사 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체러티 커미션에 횡령사고를 보고할 예정인 바 이 모든 과정은 낱낱이 교육기금 웹사이트에 상세히 보고하고 기록에 남겨 교훈으로 삼는다. ...참고로 현 이사진들이 자료 준비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체러티 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진행하기를 권유합니다.
교육기금 웹사이트가 있었습니까? 있다면 1,2차 제안 때 교육기금 웹사이트를 공고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면 조만간 만들 예정입니까? 아직 만들기 전이라면 수 백 파운드짜리 웹사이트를 수 만 파운드로 부풀려 정부돈을 타낸 어느 단체를 본받지 않으리라 봅니다. 설마 한인 회장이 바뀌면 웹사이트 주소도 바뀌는 재영한인총연합회 웹사이트가 교육기금 웹사이트는 아니겠지요.
한글학교 설립을 위해 수 십년 동안 조성돼온 기금을 교포 2세들의 한글교육을 최우선 목적으로 한글학교를 열 수 있는 한인회관 구입을 위해 붙여진 '재영한인 교육기금'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기금에서 구입한 한인회관이 교포 2세들의 교육현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태를 재영 한인사회에 공개할 의무가 교육기금에게 있습니다.
또한, 5년까지의 자료가 아니라 교육기금 초기부터 지금까지 '교육기금'에서 한글학교에 지원한 내역을 발표해야 할 것 입니다.
한글 학교로 운영할 여건이 전혀 안된 건물을 구입한 배경과 18만 파운드라는 금액을 교육기금에 투자한 런던 한국 학교가 지금까지 몇백 파운드나 교육기금에서 지원을 받았는지요. 10년이 지나는 동안 교육기금에서 한글학교에 지원된 돈이 거의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내역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 한인회관 수리비용과 한인회 재판 비용으로 교육기금이 고갈돼서 도와줄 돈이 없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한글학교 도와줄 돈은 없으면서 횡령할 돈이 7만 파운드가 넘게 있었다는 것 또한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교육기금이 운영되는 동안 한 번도 회계발표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횡령사건조차 쉬쉬하고 넘어갔다면 대부분 한인은 몰랐을 것입니다. 한인회관 구입 및 수리 비용과 관련한 내역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 모든 내역과 더불어 한인회관 개관식 날 사용된 지출 명세서 또한 공개돼야 할 것입니다.
공고 발표 날짜도 표기되지 않고 대책위원 이름도 실리지 않은 공문을 발표하면서 '권유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공문 작성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는 이런 공고들 또한 재영 한인을 대표하여 채리티 단체를 운영하거나 대책위원회를 꾸려갈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2. 교육기금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기금모금 활동을 벌이고 이를 이사진의 주요 활동 목표 중 하나로 인식한다.
지금까지 한인 사회의 분란은 기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적 기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사용해온 사람들 때문임을 귀 위원회도 잘 알 것입니다. 이번 횡령사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교육기금 이사진들의 관리감독 소홀'이라고 스스로 밝혀놓고 횡령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주체가 된다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봅니까?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이사진들은 마땅히 책임지고 물러나야 했음에도 잘못한 자신들이 진상을 파악한다? 이런 비상식적인 단체에 어느 누가 관심을 보여주겠습니까?
3. 통과
4. 전임 교육 기금 이사장 및 사무 총장들을 명예 이사로 위촉하여 이분들의 인맥과 경험을 토대로 기금 모금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기금의 지속적인 발전을 유도한다.
영국 한인 사회에서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나종일 전 대사가 '북한 유학생 돕기'와 '효모임'종잣돈을 내놓았음에도 한인 사회에서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 횡령사건이 순간적 실수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수 년 동안 진행돼온 일임에도 전임 교육기금 이사장 및 사무총장을 명예 이사로 위촉한다? 아무리 공동체 구성원들이 무관심하다 해도 이러면 안되지요. 제대로 감사한번 없고 공적기금을 쌈짓돈 써오듯 했던 그 사람들이 1차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임에도 그들을 명예이사로 위촉한다는 대책위의 발표는 누구를 위한 대책위 입니까? 잘못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대책위는 아니겠지요.
5. 통과
6. 다양한 재영동포 단체의 대표 혹은 회원들을 이사로 참석시켜 재영동포 전체를 위한 교육기금으로 발전한다.
현 이사진들 가운데 모 당연직 인사는 새로 생긴 한글학교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방송에서까지 서슴없이 언급했습니다. 45년이 넘은 한국학교와 생긴지 2년도 안된 신생 학교와 비교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더구나 정부와 주재상사로부터 풍족한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유로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 시스템과 어떤 지원도 없이 이사장 포함 학부모들의 십시일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신생 학교를 비교하며 헐뜯다니요. 신생학교 부형들은 학교 임대비를 조달하기 위해 일요일이면 카부츠에 나가 중고 물품을 팔면서도 무료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신생 학교 설립에 대해 비방하는 인사와 그에 동조하여 신생 학교 설립자를 취조식으로 몰아간 공관원이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주재원 자녀들에 맞춰 한국 학교 교과에 따라 운영하는 학교 대신 좀더 자유롭게 한글 위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한 학부형들이 만든 학교가 잘못됐다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가 아니지요. 민주주의의 가장 장점인 다양성 존중이 특정 인사와 공관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면 이 또한 심각히 고려해볼 사안입니다.
그 신생 학교는 대부분이 북한출신 부모님을 뒀다는 이유 하나로 교과서도 없이 공부해오고 있다가 이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교과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북한 출신 동포와 그 자녀들은 재영동포에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요? 한인회가 선거권, 피선거권을 탈북민들에게 주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까?
이번 교육기금 횡령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영국 정부의 자선단체 관리국 또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채러티 관리국에서 이미 한인들의 채러티 기금 운영에 대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그 내용이 한인사회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다수 한인은 아직도 그 내막을 모르고 있습니다. 자선단체 위원회의 채러티 관리 소홀에 따른 귀책사유를 영국 정부도 져야 합니다.
그동안 재영한인사회 채러티 단체들의 기금 운용과 감사보고가 어떻게 되어왔는지 상세한 내용을 귀 교육기금 대책위원회에서 들을 수 없다면 영국 정부의 채러티 관리국을 통해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책위원회 업무 가운데 가장 근본이 교육기금이 어떻게 운영돼 왔는가 하는 것을 밝히는 것 입니다. 안전한 기금 관리의 첫걸음은 투명한 사용내역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따른 책임 추구는 또한 당연합니다. 그런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재영한인 교육기금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습니까?
3차 제안에서는 형식을 갖춘 공고문를 보게 되기 바랍니다. 전화번호도 없고 책임자 실명도 없이 이메일 하나 올려놓고 무슨 무슨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공문을 발표한다는 것은 그 공동체에 대한 심한 모욕입니다. 모욕을 준 자나 받은 자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공동체가 아닐 것 입니다.
킹스톤에서 박필립 배
추신: 저의 의견을 www.goodmorninglondon.net과 동포언론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귀 위원회의 답변 또한 가감없이 공개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