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모닝런던을 시작페이지로
BBC CBeebieslive LearningEnglish BBC school BBC local Congestion HSBC Daum Naver Google 핫메일 다국어성경 Amazon Audio Treasure 성경찾기 유투브 Eday 영국벼룩시장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과의 만남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20

GoodMorningLonDon | 기사입력 2015/10/14 [20:45]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과의 만남

조성구의 대 삼성열전-20

GoodMorningLonDon | 입력 : 2015/10/14 [20:45]

 

 

2006년 6월 28일, 뉴스를 통해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의 모친상 부고를 보았다. 순간 어머님을 잃은 삼성그룹 2인자 이었던 이학수 부회장의 심정은 어떠할까 궁금했다. 삼성SDS를 사기혐의로 검찰청에 고소했다가 패가망신을 당한터라 이학수 부회장을 꼭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문상객으로 찾아가면 삼성 측에서도 어쩔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우리 사회는 문상객에 대해선 문상을 거부하기 힘든 문화다. 그래서 하루를 꼬박 고민하다 용기를 내서 문상을 가보기로 결심했다. 적군과의 전쟁 중이었지만 적장의 수장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면 잠시 전쟁을 중단하고 문상에 나서는 예의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협회 일을 끝내고 집에서 저녁식사 후 잠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나게 될 삼성그룹 2인자인 이학수 부회장을 만나게 되면, 무슨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도 내심 고민 되었다. 과연, 나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문상객의 말을 할 수 있을까? 

 

이왕 문상가려면 깔끔한 모습으로 가는 게 좋겠다 싶어서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아침에 한 면도지만 더 깔끔하게 단장하고는 검은색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검정 넥타이도 챙겼다. 당시 우리 집은 송파 가락동이어서 수서에 있는 삼성의료원은 가까웠다. 그 날은 저녁 때부터 굵은 빗줄기가 퍼붓고 있었는데, 승용차 하나 없는 신세로 전락한 터라 큼직한 우산을 펼쳐야 했다. 자정이 가까운 늦은 밤이라서 택시를 탔다. "아저씨 삼성 의료원으로 가주세요." 하자 택시 기사께서는, 

"늦은 밤인데 무슨 일로 병원에 가세요? 물었다.

"아~~네,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이 모친상을 당해서 문상 가는 길입니다." 했더니,

"사람은 태어날 때 빈손인데 갈 때도 빈손이라지요? 이건희 회장의 충신 이학수씨도 모친상을 당하면서 마음속이 좀 복잡하겠어요." 했다.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빗물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우리 사회가 나를 가르듯, 어느덧 삼성 의료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했다. 장례식장 앞 보안요원이 무전기에 입을 대고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이학수 부회장 어머님의 빈소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복도 양쪽으로는 삼성그룹 사장들과 임원들이 도열하며 빈소를 안내했다.

몇몇의 계열사 임원들 중에는 내 모습을 보고 이내 얼굴이 굳어졌다. 나는 곧바로 빈소로 들어가지 않았다. 근처 다른 빈소들 앞을 지나면서 장례식장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크게 한 바퀴를 돌고는 이학수 부회장 어머님의 빈소로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서자, 젊고 매너 좋은 직원이 나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우산 받아 드리겠습니다." 

나는 방명록에 '중소기업상생협회 조성구'라고 기재를 하고는 명함통에 명함도 넣었다. 그러자 비서진으로 보이는 직원이 다가와서는, 

"지금 다른 문상객이 문상중 이십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학수 부회장이 먼저 오신 문상객을 배웅하기 위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회장님  들어가시지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서 이학수 부회장의 어머님 빈소로 들어갔 다. 빈소는 이학수 부회장과 아드님이 지키고 있었다. 빈소는 다른 상가 집 분위기와 크게 다 르지 않았는데 하얀 국화꽃 조화가 무척이나 많아 보였다. 나는 고인의 살아생전 종교를 몰라서 천주교식과 불교식으로 문상을 했다. 우선 국화꽃부터 올리고 고인에게 묵념을 했다. 향불도 피운 후 절도 깍듯하게 올렸다. 그리고 상주 쪽을 바라보자, 이학수 부회장이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그렇지만, 나는 상주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전통방식으로 절을 하였다. 그러자 상주인 이학수 부회장과 아드님 역시 맞절을 하였다. 

 

이 나라 최대 재벌기업 삼성그룹의 2인자 이학수 부회장과의 첫 만남을 맞절로 시작하는 나로서는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한다고 호들갑을 떨던 위정자들과 아부꾼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삼성을 봐주려고 작심했던 검사와 수사관의 탁한 눈동자도 떠올랐다.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얼굴 표정들도 생각났다. 억울한 사건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임했지만 변질된 변호사들의 얼굴 또한 떠올랐다. 그러자 나는 상주에게 맞절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사법질서’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있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이렇게 애국가를 마음속으로 부르는 동안 언론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글로벌 삼성은 삼성답게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거듭 태어난다.”를 바라고 또 바랬다. 그리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며 주요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학수 부회장이 주군인 이건희 회장을 올바르고 제대로 보필 할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랬다. 

그렇게 예의 바르고 깍듯한 문상을 하고 고개를 들자 상주인 이학수 부회장과 아드님도 고개를 들었는데 이학수 부회장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나는 악수를 청하면서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아드님이 무척이나 듬직하시고 잘도 생기셨네요, 부회장님께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이 세상은 돈과 명예보다는 건강이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건희 회장님 잘 보필하셔서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멋진 삼성 꼭 만들어 주시길 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이 나라 최대 재벌그룹인 삼성의 2인자 이학수 부회장과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빈소를 나올 때 역시 수많은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나는 당당하게 문상객의 예의를 다했다. 비서실 직원이 “회장님, 구두칼 여기 있습니다.” 했지만 나는 “아, 네 괜찮습니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오나요? 제 우산 좀 주시지요?”  우산을 챙기고는 삼성의료원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협회 임원사인 사장님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문상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그 분은 삼성에서 상무로 퇴직한 분이셨다. 

“사장님, 제가 지난주에 이학수 부회장의 모친상에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그러자 그는 엄지을 치켜 올리며,

“조 회장님, 최고십니다. 저도 문상을 다녀올까 했었는데요, 여의치 않아서 가보질 못했습니다.” 했다.  

“이학수 부회장이 나를 알아보았을까요?” 내가 궁금해서 물었다. 

“삼성 비서들이 누굽니까? 명함 통에 명함을 집어넣는 순간 보고했을 겁니다. 누군지 확인도 안하고 문상을 받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조성구의 삼성열전 많이 본 기사